토요일에 사전투표를 하고 왔다. 투표할 때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의 길이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던 정당은 4~5개에 불과한데 40개나 달하는 정당들의 이름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생각해보면 '나'라는 사람이 한국 사회에서 맞닿아있는 면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즉 내가 알던 세상은 우물 안 개구리정도의 식견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다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 또한 너무 피곤한 일이다. 그럴 땐 머리 아프게 모든 사람들을 다 이해하려 들 필요 없이 그저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넘어가면 된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었던 2009년 이후로 줄곧 한화이글스의 15년차 팬이다. 최근 10여년간 한화이글스는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심각한 암흑기를 거쳤다. 그리고 매년 새 시즌 개막할 무렵이면 '올해는 다르다' 라는 설레발을 치다가 또 다시 최하위로 떨어지는 모습을 수없이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정말 심상치가 않다. 아직 10경기밖에 치르지 않는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현재 순위는 1위이다. 15년동안 2018시즌 1번을 제외하고는 가을야구를 본 적이 없는데 제발 이번 시즌만큼은 다르기를 기대해본다.
나는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피하지는 않지만 혼자 지내는 시간을 더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그에 반해 사회생활에서는 성격이 완전 딴판이다. 감정표현도 적극적으로 하고 사람들과 최대한 많이 얘기하면서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상반되는 두 성격이 한 사람 안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내성적인 성격은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속으로 감정을 삭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스스로의 내성적인 면이 너무 싫었고, 무엇보다 내성적인 성격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의 나와는 다른 자아를 연기해야 했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자아상인 페르소나를 만들어서 연기한다. 실제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