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

400. 진지충이라 미안해

4-so 2022. 7. 20. 01:49


'진지충'이라는 말이 있다. 매사에 진지하고 심각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주변에서는 '진지충'이라는 말로 폄하한다. 우리 사회에는 진지한 사람을 향해 비아냥거리는 분위기가 은근히 깔려있다. 사실 나도 그 진지충 중에 한 명이다. 나는 어딜가나 진지충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이상주의적이면서, 추상적인 생각을 자주 하는 성격이 진지충에 한 몫 한다. 진지충한테 좀 '덜 진지해질 수 없는지'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진지하지 않고 가볍게 살수만 있다면 나도 참 좋겠다만, 패시브 성격상 불가능하다. 혼자서 별의별 잡생각을 다하는 내향형 성격에다가 내면의 어둠을 달고다니는 성격때문에 나 역시도 원치 않게 진지함의 볼모로 잡혀있다. 나도 4~5년 전에 인생의 진지함 레벨의 정점을 찍었다가, 심각함을 깨닫고 최근에 들어서야 그나마 덜 진지해지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너무 진지한 편이라서, 나는 진지충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수시로 '안 진지한 척'을 연기해야 한다. 자칫 방심하면 진지충이라는 정체가 발각될 수도 있다.
우리 사회를 모난데 없이, 튀지 않고 잘 살아가려면 진지해서져서는 안된다. 급발진해서도 안된다. 매사에 그러려니 하면서 스무스하게 넘어가야 한다. 그러면서 진지충을 조롱하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 - '진지충이라 미안해'.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진지충을 응원한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02. 퇴근 후 운동  (0) 2022.07.27
401. 잠 안올 때 자기  (0) 2022.07.22
399. 친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해지고 난 뒤에  (0) 2022.07.14
398. 내가 베풀었던 호의  (1) 2022.07.11
397. 사회 생활  (0) 2022.07.07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