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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393. 사회화

4-so 2022. 6. 18. 03:34

사회에는 법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는 일종의 불문율이 존재한다. 이런 불문율은 교과서에도 적혀있지 않고 남들이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스스로 주변을 관찰하고 터득해야만 한다. 철이 없던 어린 아이들도 점점 커갈수록 사고와 행동이 성숙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사람은 원래 저마다 울퉁불퉁한 소신(또는 고집, 착각)을 지니고 있으나, 사회에서 이곳저곳 구르고 부딪히면서 울퉁불퉁했던 표면이 매끈해진다. 우리는 이걸 사회화 된다고 말한다. 사회화는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관문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사회화는 평생에 걸쳐서 이루어진다. 사회는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 살고 있는 자신도 살아남으려면 당연히 사회화를 거쳐야 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화 되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 철 없는 사람, 마이웨이라고 불리우며 문제아로 취급되곤 한다.

나는 항상 사회화와 개인화 사이에서 갈등해왔다. 여태까지는 그 둘 사이에서 '개인'에 더 초점을 둔 채로 인생을 살아왔다. 내 블로그에 개인화와 관련된 글만 해도 30개는 족히 될 것이다(사실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개인화'이다). 그런데 내가 요즘 나이가 들어서인지, 점점 '사회'의 관점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머리 속으로는 내가 원하는 생각이 아님에도, 사회가 원하는 생각대로 따를 때가 많아졌다. 표면이 매끈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요즘 이 주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참 어려운 문제다. 사회화가 되면서 남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눈치도 빠릿하게 살피게 되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 25년 인생동안 열심히 쌓아왔던 '개인주의' , '나는 남들과 달라'강박에 걸린 나 자신이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나도 흔하디 흔한 '사회 구성원 1' 같은 타이틀이 붙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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