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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43. 버스 창가에 앉을 때

4-so 2018. 3. 28. 23:05

나는 학교로 통학할 때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 한번 갈 때 약 1시간10분 정도 소요되니 왕복한다면 약 2시간 30분을

버스에서 지내는 셈이다. 2시간 3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하면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때로는 잠도 자고, 책도 읽고, 시험시간에는 공부도 해보았다.

 

하지만 많은 경험끝에 알아낸 가장 생산적인 활동은 바로 '바깥 풍경 보기'이다.

언뜻 들으면 '생산적인' 활동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시간이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멍때린 채로 바깥에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있자면 하루의 묵은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그림같은 절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평범한 아파트단지, 백화점, 지하철역 등을 지나간다.

사소하다고 지나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느 가게가 새로 생기고 없어지는지, 공사장에서 새로 짓는 건물을 얼마나 더 지어졌는지, 하굣길에 아이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매일매일의 풍경이 다르게 펼쳐지는 영화이자 다큐멘터리이다.

 

나는 오늘도 나는 버스의 창가 자리를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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