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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380. 항상 같은 자리에

4-so 2022. 4. 18. 03:31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외형적인 변화든 내면적인 변화든.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면 우리는 흔히 '너 많이 변했다' 라는 말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너는 어쩜 그대로니' 라고 말한다. 처음엔 나는 이 말이 싫었다. 나는 예전보다 훨씬 성숙해지고 관리도 열심히 했는데 그대로라니, 꽤나 억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말뜻은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저장된 '과거의 나'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똑같다는 뜻이었다. 나의 말투나 말하는 스타일, 성격, 생각, 가치관, 고민마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한다(너무 안변해서 신기할 정도라고 한다). 이게 바람직한 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예전의 생각했던 삶의 가치와 현재 삶의 가치가 흔들림없이 일관된다는 뜻이 아닌가? 이거야말로 내가 바라왔던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였다. 거기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되었다.
시골의 오래된 마을에 가보면 오래된 느티나무가 하나씩 그 마을의 터줏대감처럼 서있는데, 이 나무의 존재를 통해 오랜만에 방문하더라도 그 장소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나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어야겠다. 누구라도 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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