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와 자취를 한지 2주가 넘었다. 자취 경험은 2019년도가 처음이었는데 당시에는 1년 후 복귀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면, 이번에는 완전히 집을 나온 자취(독립)이다. 나는 예전부터 자취를 정말 하고싶었다. 자취는 여러가지 측면의 장점이 있는데,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집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생활에서는 나도 부모님 눈치를 보고, 부모님도 내 눈치를 보고 살았다. 서로 눈치를 보고 사는 일이 이래저래 피곤한 일이다. 집에서 일어나는 이벤트 중에서 딱히 달가운 일은 거의 없고, 오히려 내 기분까지 부정적으로 물드는 이벤트밖에 벌어지지 않는다. 즉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의해서 내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이 나는 너무나도 싫었다..
최근에 인터넷 개통을 위해 이통사 고객센터에 전화할 일이 있었다. 내가 고객센터를 통해 처리할 용무는 간단명료했기에 금방 끝날 것이라 예상하고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상담원과 전화를 하기 위한 여정부터가 험난했다. 내가 원하는 상담 항목을 찾기 위해서는 ARS가 알려주는 번호를 눌러야 하는데, 이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내가 원하는 인터넷 개통을 하려고 했더니 최소 3단계를 거친 뒤에야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었다. 게다가 처음 전화하는 입장에선 정확히 어떤 번호를 눌러야 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그 다음 문제는 연결된 상담원이랑 통화를 해보면, 내가 필요하지도 않은 부가 서비스 가입 불쾌할 정도로 과도하게 권유한다는 점이다. 대리점도 아니고 명색이 이통사 본사 고객센터인데도 말이다. 상담원들은 고객들로 하..

2025.04.05 - [일기] - 529. 한화가 꼴찌하는 시즌 1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화는 꼴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다시 1위로 올라서게 되었다. 10위로 내려앉았던 4월 이후에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한걸음씩 순위가 올라가더니 드디어 1위를 찍은 것이다.작년에도 1위를 찍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겨우 10경기만 했을 뿐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30경기가 넘은 시점에 1위를 달성했다. 사실 설레발은 금물이라서 언제든지 떨어질 여지가 있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
인터넷 기사나 유튜브를 보면 밑에 사람들이 달아놓은 댓글을 볼 수 있다. 나는 온라인상에서 댓글을 거의 달아본 적이 없는데, 기사나 영상마다 수천,수만개의 댓글이 달려있는 걸 보면 세상 어딘가에는 나와 달리 댓글을 열심히 다는 사람들도 정말 많구나라는 오묘한 기분이 든다.온라인에서 달리는 댓글의 90% 이상은 사실 극소수의 사용자들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그만큼 댓글은 편향되기 쉽다. 그에 비해 댓글을 달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극소수가 작성한 댓글에 너무 쉽게 노출된다. 내 의견과 일치하는 댓글에는 확증 편향이 발생하고, 반대되는 댓글에는 무의식적으로 배척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그래서 어느순간 나도 댓글을 최대한 읽지 않으려 하고있다. 설령 대부분의 댓글의 여론이 나와 일치하..
여의도 벚꽃축제를 갔다가 어느 언론사에게 붙잡혀 인터뷰를 하고 왔다. 5개 정도의 질문을 받았었는데, 처음에는 축제에 놀러온 기분이 어떤지 가벼운 질문을 던지다가 세번째 질문부터 상당히 정치적인 늬앙스가 물씬 풍기는 질문을 받았다(국회 앞이라서 그런가?). 질문 자체가 특정 정치적 성향으로 치우친 유도신문같은 답정너 질문이었다. 나는 거기에 넘어갈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즉답은 피하고 애써 웃어 넘기면서 시간을 끄니깐 기자들도 '답하기 어려우시면 넘어가셔도 됩니다~' 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도 빙 둘러말하면서 웃어 넘겼다. 마이크에 붙어있었던 스티커가 기억나는데 '천지일보'였다. 인터뷰가 끝나고나서 검색을 해보니, 신천지와 연계된 언론사라고 한다. 어쩐지 질문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다음부턴 메이저 언론..

작년 이맘 때에는 한화가 1등을 하고 있다는 점이 감격스러워서 글까지 올린 적이 있었다.2024.04.05 - [일기] - 501. 한화가 1등하는 시즌 501. 한화가 1등하는 시즌나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이었던 2009년 이후로 줄곧 한화이글스의 15년차 팬이다. 최근 10여년간 한화이글스는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심각한 암흑기를 거쳤다. 그리고 매년 새 시즌 개막할 무렵이4-so.tistory.com물론 그 이후에는 대차게 말아먹은 바람에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리고 올해 시즌이 시작하기 전 매년 되풀이되는 말인 '올해는 다르다'를 시전했다. 그리고 11경기가 지난 지금 그 결과다. 10개 팀 중에서 압도적인 꼴찌를 자랑하고 있다. 어쩜 이렇게 야구를 못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내가 야구를..
얼마 전에 '메이플랜드'라는 옛날 메이플스토리 컨셉의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대략 15년전인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책임졌던 게임이 바로 메이플이었기 때문이다. 빅뱅 패치 이전의 메이플스토리를 정말 열심히 했었는데, 허밋을 레벨 83까지 키우다가 접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까 해서 빅뱅 전 메이플이 구현된 메이플랜드를 플레이 해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처음 10분은 정말 재밌게 하다가 20분만에 바로 종료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먼저 레벨업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전직하고나서 겨우 10레벨인데도 1업을 하려면 거의 5분동안 몬스터만 때려잡아야 한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빅뱅 이전 메이플은 레벨업 난이도가 높은 걸로 유명했다. 30레벨을 찍는데만 한달씩..
과거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지금이 되어서야 깨닫는 순간이 있다. 비유를 하자면 예전에 길을 가다가 맞닥뜨린 선택의 갈림길에서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한 쪽 방향을 정하고 그 길을 오랫동안 걸어가다가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깨닫는 상황이다. 그럴 때면 머리 속으로 '그때 반대편 길을 선택할 걸' 하는 후회가 진하게 남기 마련이다. 다시 그 선택의 갈림길로 되돌아가서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반대편 길을 간다면 어떨까?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반대편 길이 지금의 길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막다른 길이나 지금보다도 험한 길이 펼쳐져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면서 때로는 선택의 반대편으로..
최근 경기가 좋지 않음을 취업시장을 통해 여실히 느끼고 있다. 1~2년 전보다 최근에 들어서도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그리고 현재진행중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비관적인 전망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남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회가 스스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다들 어지러운 이념 싸움만 하느라고 살림을 돌볼 여유는 잊어버린지 오래다. 어쩔 수 없다. 폭풍우가 친다면 앞으로 나아가려 발버둥치기보단, 휩쓸려가지 않도록 꽉 붙잡는 것이 현명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