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목요일동안 2박 3일 일정으로 동원 예비군에 다녀왔다. 나는 약 2년 전에 군 전역을 했지만, 전역한다고 해서 곧바로 병역의 의무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역 후 6년차까지는 '예비군'이라는 민간인 반, 군인 반이라는 신분으로 전환된다. 물론 평상시에 사회생활 할 때는 민간인이다가, 1년에 한 번씩 예비군 훈련 일자가 잡히면 그 기간동안은 군인이 되는 것이다. 예비군 훈련은 크게 '동원훈련'과 '동미참'이로 나뉘는데, 동원훈련은 부대에서 2박 3일동안 실제로 먹고 자면서 현역시절 군인의 일과를 복습하는 방식이고 동미참은 3박 4일동안 출퇴근만 하는 방식이다. 둘 중에 어떤 유형이 걸릴지는 순전히 랜덤인데 올해 나의 경우에는 동원훈련에 당첨되었다. 그래서 지난 2박 3일동안의 동원 예비군 후기..
약 1달 전인 8월 말에 대학교를 졸업했다. 직후에 글을 바로 올리려고 했는데 까먹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쓰게 되었다. 나는 2017년에 대학교에 입학했다. 졸업을 하기까지는 중간에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유예도 하느라 꼬박 6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내 인생 전체의 관점으로 봐도 1/4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또한 내가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가 대학교 1학년의 12월이었으니, 사실상 이 블로그도 나의 대학생활과 온전히 함께해왔다고 볼 수 있다. 졸업식 날에 학위증을 받고 가운을 입고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대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 캠퍼스 곳곳에서 6년이 넘는 시간동안 돌아다녔던 추억들을 떠올려보았다. 공대생이라고 해서 공대 건물에만 처박혀 있기 싫어서 교양과목 이것저것을 들으며 여러 건물..
'모노노케 히메'는 어렸을 때 얼핏 봤던 기억이 나지만 또렷하게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생각이 나서 이번 기회에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원작기준) 무려 1997년에 개봉한, 나랑 동갑인 영화이다. 개봉한지 26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 역시도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전체 줄거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원한과 증오'이다. '산'과 재앙신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을 증오하고, 에보시와 마을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들개를 증오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증오가 물고 물리는 관계 속에서 갈수록 희생자만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
최근에 회사 이직을 준비하면서 몇 군데의 면접을 보러 다닌 적이 있었다. 사실상 회사 면접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유튜브나 검색을 통해서 '개발자 면접'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했다. 찾아보면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의 하나는 바로 면접에 임하는 마음가짐, 태도에 관한 얘기였다. 면접을 볼 때 기본적으로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되,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이 문장에 꽂혀서 수십번을 계속 되뇌이며 생각해보았다. 과연 '겸손'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서는 유독 '겸손의 미덕'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예전부터 내려오던 유교 사회의 기조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안 본지 오래되었다. 마지막에 본 영화가 기억도 나지 않으니 최소 1년은 훌쩍 넘었으리라 예상된다. 분명 예전에는 영화 감상이 제 1취미였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영화를 보는 일이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왜일까? 가장 단순한 원인은 영화를 보는 일이 재미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재미없어진 걸까, 아니면 내가 깐깐해진 걸까? 내가 진단해보자면, '영화가 재미 없어졌다'의 비중이 더 높은 것 같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는 이유는 제각기 다를 것이다. 누구에게는 세상 근심 다 잊어버리고 웃고 싶어서이거나,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이 출연해서일 수도 있다.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각기 다른 100가지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 정답은 없다. 나에게 영화를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