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번화가에서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길 맞은편에서 낯이 익은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긴가민가 했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나...? 이 생각을 하는 1초 사이에 슝 하고 지나쳐버렸다. 지나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오늘 하루 내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과연 그 사람이 맞을까? 그 당시 나는 마스크에 모자까지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나를 알아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오히려 내가 상대방을 보고 아는 체 해야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더라면 확실히 분간할 수 있었을텐데, 마스크 윗부분만 볼 수 있어서 확실하지가 않다. 지금 당시 상황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뒤돌아서 다시 확인을 해봤을 것이다. 그 사람한테 직접 연락해서 물어보면 확실한 ..
나의 어린 시절(20살 이전)을 떠올려보자면 나는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오해가 생긴 적이 많았다. 내가 남을 오해하기도 하고 남이 나를 오해하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내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해보았는데 시원한 정답은 찾지 못했다. 그냥 내가 선천적으로 대화에서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엔 그런 일도 있었지, 하고 묻어두고 넘어갔다. 그러다가 최근이 되어서야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낸 것 같다. 이제서야 실마리를 풀게 되었다. 사람들은 남들과 대화할 때 '텍스트'를 주고 받는다. 그 텍스트 안에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이를테면 '이번에 시험범위 어디까지야?' 라는 텍스트 안에 의도에는 말 그대로 시험범위가 어디인지 궁금한 의도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