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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60. 10의 거리

4-so 2020. 8. 9. 20:31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10만큼의 거리가 있다. 두 사람이 친밀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10이라는 거리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서 만나야한다. 가장 이상적이고 효율적인 것은 서로에게 5만큼 떨어진 지점에서 만나는 일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일상에서는 서로 5만큼씩 다가가는 관계는 흔치 않다. 대부분은 4:6 혹은 3:7같은 불균형적인 인간관계를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불균형은 왜 일어나는가?
이 현상이 뒷받침하는 것은, 둘 중 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더 큰 관심을 갈망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만큼의 관심을 쏟을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좋아해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상대방은 나에게 3만큼 거리만 다가온다면, 나에게는 그 사람을 포기하거나(10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7만큼 다가서서 10을 완성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상대보다 더 아쉬워해서 쏟아붓는 인간관계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처음엔 6만 투자하다가 상대방이 점점 물러설수록 생기는 간극을 나 혼자서 채우려고 7, 8을 투자하게 되고 결국 제 힘에 지치고 만다. 나만 과투자를 한다며 어느 순간 멈추고 나도 끊어버릴 줄 알아야하는데 인간관계에선 쉽지가 않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노력이 아까워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계속 놓을 수가 없다.
10이라는 간극은 어떻게든 메꿔지고 있지만, 그 길이 평탄할 수가 없고 나에게는 오르막, 상대에겐 내리막과 같아서 나는 오를수록 힘들어지고 상대는 쉽게 물러서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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