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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모노노케 히메

4-so 2023. 9. 18. 03:00

'모노노케 히메'는 어렸을 때 얼핏 봤던 기억이 나지만 또렷하게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생각이 나서 이번 기회에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원작기준) 무려 1997년에 개봉한, 나랑 동갑인 영화이다. 개봉한지 26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도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 역시도 이번에 이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모노노케 히메'의 전체 줄거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원한과 증오'이다. '산'과 재앙신은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을 증오하고, 에보시와 마을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들개를 증오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증오가 물고 물리는 관계 속에서 갈수록 희생자만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아시타카는 이 적대적인 관계 사이의 중재자로서 등장한다. 이는 마을에서 벌어진 산과 에보시의 맞대결에서 아시타카가 둘의 싸움을 막아세우며, "내 팔의 저주는 육신을 썩게 하고, 죽음을 부르는 저주이다. 더는 증오에 휩쓸리지 마세요"라는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누군가가의 증오의 고리를 끊어내야만 악순환도 멈출 수 있다는 주제의식이 한 장면에 담겨있다.

 

또한 이 영화가 명작이 될 수 있었던 또다른 요인은 바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영화 후반부에서 시시가미 신이 승천하면서 산에 싹이 돋아다는 장면에서 나오는 피아노 선율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올 뻔했다. 영화에서 음악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서 누군가가 궁금해한다면 나는 무조건 모노노케 히메를 보라고 권할 것 같다.

 

오랜만에 가슴이 몽글몽글해지고 뭉클해지는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다. 원래 내 최애 애니메이션은 단연 '센과 치히로'인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살짝 흔들릴 뻔했다. 이참에 지브리 영화 모두 정주행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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