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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태엽 감는 새

4-so 2022. 12. 10. 03:32

 

 

나는 종이 상자를 들고 마당에 나가 그 위에 식용유를 뿌리고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상자는 훨훨 타오르기는 했지만,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재로 변하기까지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다. 바람 진 날이어서, 하얀 연기는 지면에서 곧장 여름 하늘로 피어올랐다. 연기가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구름 위까지 뻗은 거대한 나무처럼 보였다. 그 연기를 따라 죽죽 올라가면, 저 위쪽에 나의 과거가 다같이 모여 즐겁게 사는 조그만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태엽 감는 새 2권, p.299)

 

 

"아저씨는 아저씨 나름으로 열심히 싸우고 있어요. 타인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요. 안 그렇다면 왜 굳이 우물 속에 들어갔겠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러나 물론 태엽 감는 새 아저씨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구미코씨를 찾기 위해서, 뭔가를 상대로 투닥투닥 볼품없게 싸우고 있어요
(태엽 감는 새 2권, p.393)

 

 

"나와 둘이 평온한 나날을 보내는 사이에 당신은 조금씩 과거의 그 암울한 불안을 잊어 갔어. 당신은 사회로 나가서 새로운 한 인간으로 천천히 회복되어 갔지. 한동안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처럼 보였어.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지. 당신은 어느날, 과거에 두고 왔다고 여긴 어둠의 힘에 자신이 알게 모르게 끌려가고 있다는 걸 인식했어. 그걸 안 당신 아마 혼란스러웠을거야."
(태엽 감는 새 3권, p.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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