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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0. 나는 왜 혼자일까

4-so 2018. 1. 5. 00:45

내가 요즘 깊게 고민하는 주제와 딱 맞는 기사를 읽었다.

먼저 기사의 내용을 소개하고 나의 생각을 덧붙이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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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22&aid=0003238302

 

여친·남친 없으면 ‘루저’ 취급 / 연애 강요하는 사회에 식상 / “N포 세대들에 사랑은 사치”…모태솔로 공개하며 반기도 / “평균화된 사회적 기준 강요… 소수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
1년째 애인 없이 솔로로 지내고 있는 조모(32)씨는 최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조씨 본인은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고 ‘솔로 라이프’를 즐기며 살고 있는데,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젊은 놈이 허우대도 멀쩡하면서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여자친구도 없이 보내냐”는 지적 때문이었다. 조씨는 “지난 연애의 실패 후유증이 꽤 커서 지금도 딱히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혼자 여행하고, 혼자 영화도 보고 나름 즐겁게 지내는데, 주변에서는 ‘연애를 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솔로는 언제나 연애에 고픈 사람들’로 보는 것 같다”면서 “연애가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새해에도 누군가가 좋아지면 연애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주변에서 제발 내버려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는 연애는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며, ‘연애를 못하는 것은 노력 부족’이라는 공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래서 주변 미혼남녀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연애는 안하느냐’, ‘결혼은 언제 할거냐’ 등의 말로 채근한다. 이른바 ‘연애강박’이다. 회사원 김모(35·여)씨는 “결혼에 대해 딱히 생각이 없는 ‘비혼주의자’라고 주변에 얘기를 해도, 나의 결혼 유무가 자신들 인생에 그리 큰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대체 왜 혼자 살려고 하느냐’, ‘무슨 문제 있는 것 아니냐’며 참견 한다”면서 “우리 부모님도 내 결혼에 대해 가타부타 안하는 데, 주변 지인들이 그럴 때마다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연애란 게 가장 내밀하고 사적인 영역인데, 우리 사회는 그저 가십거리로 생각하고, 연애강박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게 된 ‘모태솔로’라는 신조어도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 ‘연애는 마땅히 해야 하는 것’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조롱적인 시선이 전제된 단어라는 지적이다. 대학생 이모(23)씨는 “아직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모태솔로다. 난 충분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주변에서 ‘그러다 마법사 되겠다’, ‘연애 고자냐’ 등의 비아냥을 듣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많게는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연애강의’가 생겨나고, 연애 코치 서적이나, 연애 코치 TV 프로그램도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심지어 ‘길거리 헌팅’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며 스스로를 ‘픽업 아티스트’라 높이는 이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연애강박을 거부하며 ‘비혼주의’를 넘어 ‘비연애주의’를 부르짖는 청춘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한 국민은 2016년 51.9%로 나타났다. 이 응답은 2010년 64.7%, 2012년 62.7%, 2014년 56.8%로 매년 점점 떨어지고 있다. 경제적 부담 때문에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는 N포 세대와 맞물려 ‘연애나 결혼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물론 연애와 결혼은 다른 영역이지만, 결혼해야겠다는 응답이 줄어드는 것은 ‘비연애주의’도 확산된다고 짐작이 가능하다.

최근 서울대에서는 ‘모태솔로 8500일 기념일’이라는 현수막을 직접 내걸며 ‘연애=정상’이라는 통념을 풍자한 학생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재학생은 북한말투를 흉내내 “경애하는 안○○ 동지께서 모태쏠로 8500일을 맞이하시었다”며 스스로 모태솔로라고 공개선언했다.

스스로를 비연애주의자라고 일컫는 회사원 심모(33)씨는 “비연애주의자라고 해서 ‘솔로가 최고다’라는 식의 솔로예찬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적어도 연애를 사회적 분위기나 남의 시선 때문에 하지는 않겠으며, 다른 사람의 연애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솔로 생활 3년차라고 밝힌 정모(29·여)씨는 “다들 자기의 연애가 행복하면 그만이었음 한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렇게 행복한 걸 안하는 너는 불쌍해’식의 연애지상주의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연애강박을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점에 대한 무의식적 압박이자 일종의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최승원 덕성여대 교수(심리학)는 “집단이 동일한 행동을 취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은 특히나 다수의 사람들과는 다른 행동을 취하는 소수에게 같은 길을 가길 바라는 압력이 크다”라면서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자 일종의 평균화에 대한 욕망이다. 연애 강박도 그러한 차별과 욕망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어 “타인의 시선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가 찬 미혼남녀가 연애와 결혼을 하지 않는게 ‘선택의 산물’이 아닌 ‘능력부족’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타인에게 사회적인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비칠까 싶어 연애강박을 하게 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는 일종의 표준을 만들어놓는다. 연애강박은 나이가 찬 남녀가 연애, 결혼을 하는 게 정상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비정상이라고 편을 가르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이라면서 “‘미혼’이라는 단어 자체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 결혼은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전제하고 있는 단어다.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을 ‘정상-비정상’을 가르고 있는데, 이는 소수에 대한 차별이자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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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그대로 끄집어내서 옮겨적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언젠가는 꼭 이 기사와 비슷한 주제로 글을 작성하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마침 기사를 본 뒤 지금 써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사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추가적으로 나의 생각도 덧붙이려고 한다.

 

"OO(필자)아 , 여자친구 있니?"

내가 대학교 입학 후, 술자리에서 동기들, 그리고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TOP3를 꼽자면 이 말이 반드시 포함될 것이다.

내가 "아뇨 없어요" 라고 답하면,

"너같이 ~~하고 ~~하고 ~~한데 왜 (여자친구가) 없어?" (~~의 내용은 포괄적으로 '여친이 있을 것 같이 생겼는데'라는 의미이다.) 라는 말이 거의 90%이상 돌아오는, 그런 패턴이다.

질문자는 나를 마치 대한민국 20대 남자 대학생이 해야 할 의무 중 한 가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 같다.

 

사실 나의 정서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질문의 내용이다. (질문자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만...)

왜 항상 '~~하고, ~~하고, ~~한 사람'은 '여친(또는 남친)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지 말이다. '~~한 사람'은 반드시 연인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냥 없이 살면 어딘가 큰일나는 것일까? 내가 속한 '대한민국 20대 남자 대학생'이란 사회에서 '여친'은 단순한 '연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듯 하다.

 

나는 혼자인게 편하다. 요즘 혼자서 하는게 트렌드가 되어서 '혼+(활동 이름)'을 붙인 신조어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나는 왠만한 '혼O'은 다 한다('해보았다'라는 말은 왠지 큰맘먹고 도전했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사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래서 '한다'라는 말이 더 적합한 것 같다). 남들 시선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 스스로가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냥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것이다. 굳이 남들(연인)과 같이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혼자서만 하는게 더 좋을 때도 많다. 연애에 투입되는 비용, 시간, 노력을 다른 활동에 투자해서 보다 더 큰 행복을 얻을 수도 있다. 즉, 모든 사람마다 연애(뿐만 아니라 어느 활동이든)를 할 때, 얻게되는 행복의 민감도(가중치)는 각자 다르다. 그런데 사회는 이러한 개인차는 고려하지 않고 연애를 그저 '20대 청춘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라고 규정짓고, 그 룰을 따르지 않는 사람은 벌을 받게 만들었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나는 진정한 성숙한 어른이라면 삶의 행복은 타인이나 사회가 정의해주는, 마치 '이렇게 하면 행복한거니깐, 너도 그렇게 하렴.' 기성품 같은 행복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행복의 요소를 찾아가고 발굴해 나가면서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물론 전자와 후자 사이의 교집합이 있겠지만, 그 어떤 사람도 100%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족 - 이러한 관점의 차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아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개인주의적인 나의 성향일 것이다. 사람에게 '개인주의성향'이라는 DNA가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대부분 후천적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져 왔다.(지금도 진행중이다.)내 스스로 왜 그런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보았는데, 꽤 긴 얘기가 될 것 같아서 이와 관련된 얘기는 추후 포스팅에서 하도록 하겠다.)

 

아무튼 개인주의적 관점에서는 연애 자체를 꺼려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연애라는 점이다. 과연 사회가 정의해주는 삶의 기준을 개인이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게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 맞을지 의문이 든다. 위 기사에서도 나와있듯이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사람들은 능력있는 사람의 기준치의 일종으로서 '연애'를 강요한다. 한마디로 연애를 하면 능력이 되고, 연애를 못하면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라벨링하는 것이다. 연애를 못하는 사람의 속사정은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이미 '연애 못하는 사람=능력 없는 사람' 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한국 사회에 작은 반기를 드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 반기가 집단주의라는 '기'에 비해 너무 작아서 눈에 안 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바로 옆 사람은 그 반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나의 반기를 보고 옆 사람도 '기'를 바꾼다면, 그 옆 사람도, 그 옆 사람도 하나 둘 사람들이 나의 반기를 보고 이런 이슈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생각을 한 번만이라도 해준다면, 기를 바꾸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라는 물살이 우리를 '연애'로 떠미는 것 같다. 그런데 다들 그 물살의 방향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가는 것일까? 만약 물살의 방향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다르다면, 물살에 떠밀리지 않고 버티면서 가만히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이미 떠밀려 내려간 뒤에, 다시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너무 늦었을 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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