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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75. 고마워와 땡큐

4-so 2020. 11. 15. 16:07

'고마워'라는 말은 왠지 어렵다. 입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낯부끄럽기도 하다. 그에 반해 '땡큐'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게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남들에게 '땡큐'보다는 '고마워'라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더 좋아진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고 해야하나. 똑같은 감사의 표현인데 왜 차이가 나는걸까.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일까?
우리는 언어를 주고 받을 때 단순히 의사 표현의 차원을 넘어서 특정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미묘한 뉘앙스 차이까지 인지하고 구분을 해낸다. '고맙다' 라는 말 안에는 감사의 표현과 동시에 자신을 낮추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고맙다라는 말은 쓸수록 자신을 낮추는 격이 되어서 사용을 주저하게 되고 그 대신 에둘러 표현할 수 있는 '땡큐'를 자주 사용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자신을 낮춘다고 손해볼 일을 없다. 어쩌면 자신을 낮추지 않고도 상대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충분하다. 남을 높힌다는 의미가 자신을 낮춘다는 의미와 동치는 아니다. 나는 '고마워'를 쉽게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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