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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18. 논술 시험

4-so 2019. 12. 9. 04:24

얼마 전에 우리 학교에서 논술 시험이 있었는데 마침 그 날에 학교에 갈 일이 있었다. 수많은 수험생들의 인파로 캠퍼스는 가득 차 있었다. 나도 어느샌가 잊고 지냈던 수험생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수 년전 이맘 때에 대학교에 논술 시험을 보러 다닌 적이 있었다. 그때도 오늘처럼 수많은 인파가 있었고 나는 그 인파 속에 뒤섞인 응시자 중 한명이었다. 그 당시 기억을 회상해보자면 다소 침울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내가 과연 이렇게 많은 경쟁자를 뚫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내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 나의 경쟁자 뿐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는 결국 논술과 상관없는 정시로 대학을 갔다).

그리고 오늘 캠퍼스에는 수험생들의 학부모들도 많이 오셨다. 시험을 앞두고 초조해하는 자녀를 다독여주고 격려해주는 부모님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자녀들이 시험장에 입실하면 부모님들은 따로 남겨진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녀를 다독였던 그들이지만 어느새 자기 자신들도 발을 동동구르며 초조해한다. 자식들이 시험장에서 입시의 사투를 벌이는 동안 부모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밖에서 응원하는 것 뿐이니 말이다. 분명 몇 년 전의 나의 부모님의 모습도 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한다.

나는 오늘 수 년전의 나의 모습과 나의 부모님의 모습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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