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피하지는 않지만 혼자 지내는 시간을 더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그에 반해 사회생활에서는 성격이 완전 딴판이다. 감정표현도 적극적으로 하고 사람들과 최대한 많이 얘기하면서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상반되는 두 성격이 한 사람 안에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내성적인 성격은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속으로 감정을 삭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스스로의 내성적인 면이 너무 싫었고, 무엇보다 내성적인 성격을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의 나와는 다른 자아를 연기해야 했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자아상인 페르소나를 만들어서 연기한다. 실제 성격..
최근에 두 번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하나는 고등학교 같은 반으로 만나서 현재까지 만나는 10년 지기 친구의 결혼식, 다른 하나는 5개월 전에 이직한 직장의 동료 결혼식이었다. 지금껏 가본 결혼식은 가족과 친척의 인맥으로 간 게 전부인데 순전히 나의 인맥으로 간 결혼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 두 번의 결혼식은 공교롭게도 모두 어린 나이에 올리는 결혼식이었다. 내 친구는 당연히 동갑이고, 직장동료도 나보다 1살 많을 뿐이다. 2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 것이니 꽤 빨리 하는 편에 속한다. 남의 결혼식을 보다보니 자연스레 미래의 나의 결혼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이란 어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의 과정이다. 그래서 어른이 될 준비가 된 사람만이 결혼을 할 수 있고, 결혼을 해야만..
2020.01.17 - [일기] - 224. '다음에 보자'는 말에 대해 4년 전에 나는 '다음에 보자'는 말이 주는 불확실함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의 나도 어느새 '다음에 보자'는 말만 내뱉고 실천하지는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2년 남짓한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나도 결국엔 '다음에 봅시다' 말만 되풀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선 '나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현타가 찾아왔었다. 원래 사회생활이 다 그런 것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고 변명을 둘러대면서 과거에 했던 '나는 그렇게 되지 말아야지' 했던 다짐도 결국엔 무색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