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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303. 행복과 책임

4-so 2021. 3. 13. 19:27

나는 예전부터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항상 키우고 싶어했지만, 엄마가 그런 털 달린 동물들을 좋아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실제로 키우지는 못했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독립을 해서 혼자 살게 되면 꼭 반려동물을 키우고자 마음을 먹어 왔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지인이 며칠 동안 해외여행으로 집을 비우게 되면서 키우고 있던 고양이를 내가 맡게 된 일이 있었다. 나도 예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했으므로 나로서는 절호의 기회가 왔던 셈이었다.

고양이와 같이 살게 된 나날들은 행복했지만 동시에 고양이를 위해서 신경 써야 할 일도 많았다. 매일 밥도 줘야 하고, 화장실도 치워야 하고, 빗질도 해줘야 하고, 놀아주기도 해야 한다. 그 때의 나는 내가 독립해서 반려동물을 키우게 되더라도 이런 뒷바라지를 감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분명 고양이와 같이 있을 때는 행복한 게 맞지만, 그 행복을 지탱할 만한 책임도 내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서 주어진다. 자신이 얻을 행복이 책임의 무게를 더 능가한다면 고양이를 키울 자격을 충족하겠지만, 반대로 책임의 무게를 버티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고양이를 키워서는 안 될 사람이다. 책임을 감수하지 않고 행복만 누리려는 사람은 결국 남(동물)에게 피해를 끼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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