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 완독 집착

어렸을 때부터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했으면 반드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끝까지 읽지 않으면 책의 내용을 완전하게 습득하지 못할 거라는 게 그 이유였다. 그렇게 읽다 보면 언젠가는 책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불투명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책을 점점 읽을수록, 이러한 완독에 대한 집착이 마냥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서 정체되어 낑낑대는 것보다는, 일단 넘어갔다가 나중에 다시 읽어보는 게 더 큰 도움이 될 때도 있었다. 이렇게 집착을 버리니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흐름도 끊기지 않다보니 그 책에 대한 흥미도 식지 않는다. 적절한 '생략'은 오히려 독서에 더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