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16. 역지사지

4-so 2024. 8. 16. 02:05

얼마 전에 대학교 동기였던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대학 시절에는 꽤 자주 만났었지만 졸업을 하고 서로 회사를 다니면서 만나는 일이 뜸해졌다. 그래서 서로 얼굴을 보려면 따로 약속을 잡아야만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 친구는 나를 무척이나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나 또한 그 친구를 좋아하지만 만나려고 약속을 잡으려하면 번번이 일이 생겨서 결국 다음으로 미뤘었던 기억이 난다. 문득 내가 먼저 그 친구에게 먼저 보자고 제안을 했어야 하는게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그 친구만큼은 만나려는 마음이 크지 않아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상대방은 나를 만나려하지만 나는 그 만큼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없었던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나 또한 누군가에게 이러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 친구에게 괜히 미안해진다. 인간관계란 이렇게 상대방을 통해 나를 알게 되고, 나를 통해 상대방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