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15. 권고사직

4-so 2024. 8. 2. 02:42

지난주 화요일에 회사로부터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경영악화로 인하여 개발팀에 최소인원만 남겨두고 나를 포함한 나머지는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그 전까지 회사의 그러한 조짐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후문에 따르면 예전부터 적자가 나던 상황을 경영진이 사비로 구멍을 틀어막고 있었던 상황이 지속되다가, 이제는 그 한계에 다다라서 구멍이 터져버린 것이다. 

 

요즘의 원영적 사고를 빌려서 긍정회로를 돌려보자면, '당분간 위로금과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이직준비를 할 수 있으니 럭키비키★' 라고 생각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허전하고 아쉬운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내가 열심히 개발했던 프로덕트가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와 무엇보다도 정말 좋은 동료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일단 당분간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이직을 준비하려고 한다. 가뜩이나 채용시장 상황이 얼어붙어있기 때문에 작년 이맘때쯤 이직할 때보다도 더 어려우리라 예상된다. 그래도 나는 아무리 힘들 일이 닥치더라도 평소처럼 되뇌이는 생각이 있다. 바로 '세상에 낭비한 시간이란 없다' 는 생각이다. 예전 글에도 남겼듯이 세상의 모든 경험(설령 힘든 경험이더라도)은 그 나름대로의 교훈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멘탈이 깨지지 않으려는 자기합리화에 불과하긴 하지만, 잠깐이나마 멘탈에 마취 및 진정 효과를 낼 수 있기에 그 시간동안 이직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