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424. 대화 프로토콜

4-so 2022. 11. 12. 02:55

사람별로 대화하는 방법이 각자 다르다. 누구는 단도직입적으로 용건만 말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다른 누구는 빙 둘러서 간접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또한 그 사람이 좋아하는 대화주제, 리액션도 다 다르다. 나는 이러한 사람별로 고유한 대화방식을 '대화 프로토콜'이라고 부른다(내가 맘대로 정의한 용어다). 내가 사회생활에서 처음 만난 상대를 대할 때 가장 신중을 기하는 작업이 바로 그 사람의 대화 프로토콜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 사람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최대한 빨리 파악해야하는데, 경험상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을 100마디 하기보다 싫어하는 말을 1마디라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러면 결국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또 중요한 일은 상대방이 나에게 거는 대화의 프로토콜을 잘 파악해야한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적용하는 대화 프로토콜이 그 사람의 프로토콜의 상당 부분 반영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내게 대놓고 '나는 이렇게 대화해야 합니다'라고 선언하진 않는다. 내 입장에선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상대방의 리액션, 표정등 미묘한 기류를 잘 포착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