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389. 가만히 놔두기
4-so
2022. 6. 2. 02:56
내 엄지 손가락이 유달리 건조해서 그런지 툭하면 피부가 갈라져서 벗겨진다. 그럴 때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그냥 약 바르고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잊은듯이 며칠 놔두면 상처가 다시 아문다. 하지만 문제는 그 상처를 가만히 놔둘 수가 없다는 점이다. 엄지 손가락이다 보니 일상생활하면서 어느 곳이든 접촉할 일이 많아서, 회복되다가도 다시 피부가 벗겨져버리는 상태가 되풀이 되고 만다. 사실 그보다도 더 큰 문제는 내가 자꾸 신경이 쓰여서 그 상처를 건드린다는 점이다. 새 살이 돋으려고 하면 그 피부가 걸리적거려서 내가 계속 만지작거리다가 떼버린다. 이런 일이 몇 번이고 되풀이되다보니 일주일이면 나을 상처가 한 달이 넘도록 그대로다. 내 몸의 상처를 계속 악화시키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어떻게 해야 상처를 신경쓰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