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371. 인생 논술형 시험
4-so
2022. 3. 22. 02:02
인생을 살아가는 건 논술시험 답안지에 글을 적는 것과 같다. 그 어떤 말도 안되는 기상천외한 주장이라도 그럴 듯한 논리만 갖다 붙이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나는 이 논술시험의 응시생이다. 나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다. 하나는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논리이지만, 내 머릿속에서 나온 답안은 아니다. 남들 누구나 떠올릴 법한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답안이다. 100점은 못받더라도 최소 80점은 받을 수 있는 답안이다. 다른 하나는 위에서 언급했던 기상천외한 답안이다. 그리고 이건 내 머릿속에서 나온 생각이다. 하지만 이 답안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0점일 수도 있고 100점일 수도 있다. 그럼 채점은 누가 해주는가? 채점은 미래의 자기 자신이 해준다. 미래의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지금 쓰고 있는 이 답안은 100점짜리 답안이 될 수도 있고, 0점 짜리가 될 수도 있다. 미래의 나는 이 답안지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