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304. 매운 드라마

4-so 2021. 3. 14. 12:00

최근에 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인기라길래 나도 호기심이 발동해서 4화까지 정주행을 하다가 더 이상 볼 자신이 없어졌다. 예전에 보았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통해서 나는 나름 막장 드라마에 대해 내성이 강한 편인줄 알았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나니 나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시청자의 감정을 여기저기 패대기 쳐대면서 최대한 자극적이고 매운맛으로 유혹한다는 점이다. 매운맛에 환장하는 한국인들의 패시브가 반영된 탓인 걸까...

이런 드라마의 특성상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결말에 악역은 벌을 받고 주인공은 상을 받게 되면서 그만큼 큰 카타르시스를 위한 밑작업이겠지만, 아무튼 나에게는 이정도의 매운 맛을 감당해내기가 힘들었다. 드라마가 아닌 현실 세계도 점점 각박해지고 기괴한 사건들이 펼쳐지고 있는 판국이라 그런지, 현실보다 더 극단적인 작중의 세계를 위해서 드라마도 칼을 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