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83. 추억 정리

4-so 2020. 12. 17. 12:08

최근에 휴대폰의 카톡 단톡방과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나한테는 조금 이상한 습관 같은게 있는데, 겉으로는 미니멀리즘 라이프를 추구하면서도 휴대폰 안에 단톡방이나 문자, 사진들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지우지 않고 계속 쌓아둔다는 점이다. 얼마나 안 지우고 살았냐면, 내 휴대폰 용량이 64기가인데, 카카오톡에서 사진이 차지하고 있는 용량이 4기가나 된다. 또한 사진 찍는 건 엄청 귀찮아하는 성격이면서도 막상 시간이 지나서 살펴보면 '그 때 더 찍어놓을 걸'하는 후회도 매번 한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친구지만, 예전에는 활발하게 연락했었던 톡방에서 '나가기'할 때면 괜히 기분이 오묘해진다. 내 추억 속에서 희미하게 깜빡이던 불빛의 스위치를 덜컥 꺼버리는 느낌이다. 반면에 아직까지도 연락하는 사람들과의 톡방을 보면 괜히 추억이 간질간질하기도 하고 새삼 그 사람에게 고맙기도 하다.
그렇게 내 3년 반 넘게 쓴 휴대폰에는 나와 같이 한 추억들이 수십 박스만큼 쌓여있다. 하지만 비우지 않고는 다시 새로운 무언갈 받아들일 순 없다.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나는 그 추억들을 다시 되살피고 정리하면서 옛 추억들이 내 기억 속에서 자리할 위치를 재조정하게 된다.